목자와 같은 사역이 없이는 사역자 자신은 구원 받을 수 없다. 만일 구원이 건강이고, 건강은 우리가 나사렛 예수 안에서 발견하는 그런 종류의 삶이라면, 목자의 마음을 갖고 있지 못한 사역자가 어떻게 건강할 수 있으며, 만일 그가 목자의 의무를 회피하고 목자가 져야 할 십자가로부터 도망한다면 어떻게 평강과 기쁨을 얻을 수 있겠는가? 그리스도를 위해 일하는 사역자의 헌신의 정도를 가늠하는 가장 좋은 시금석은 그의 공적인 업적이 아니라, 세상이 보고 있지 않을 때 그가 하고 있는 일들 가운데 있다.
설교를 하고 있는 사람은 자신이 스스로를 위해 설교하고 있는지, 아니면 하나님을 위해 설교하고 있는지 알기가 어렵다. 영광스러운 생각을 펼치고, 그 생각에 빛나는 언어로 옷을 입히며, 불타는 어조로 그 언어를 입으로 말하는 모든 일은 너무나 기쁜 일이어서 설교자로서는 왜 자신이 그 일을 하고 싶어하는지 말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그는 목자가 해야 하는 불분명한 섬김 가운데서 비로소 자신이 진정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는지, 그리고 순전히 예수님만을 위하여 얼마만큼 사람들을 위해 행동할 수 있는지 입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사역자는 자신의 목자로서의 일을 겨우 마지못해 하면서도 양 떼의 목자라는 위치를 계속 유지할 수는 있지만, 하나님 나라에서 든든한 위치를 확보할 수는 없다. 불성실한 목자는 자동적으로 고통을 당하는, 피할 수 없는 벌을 받는다. 조금씩 조금씩 그의 양심은 무뎌지고, 그의 심장은 덜 민감해지며, 영적 눈은 예리함을 잃고, 여전히 표면상으로는 경건하고 공적으로 존경을 받는 이 죄인은 천천히, 그러나 피할 수 없도록, 전능하신 분의 손길에 의해 자신의 믿음에 성실하지 못한 모든 이들을 위해 예비된 어두운 영혼의 더 깊은 심연 속으로 떠밀린다.
사람들이 목자의 사역을 꺼리는 것은 강해서가 아니라 약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의 삶을 그리스도의 생명에 굴복시키기 위한 충분한 힘을 갖고 있지 못하다. 자기가 맡은 사람들을 소홀히 여기는 사람은 허약한 사람이지 위대한 사람이 아니다. 사람들 앞에서는 각광을 받고, 하나님의 아들의 청지기로 임명을 받은 자신에게 주어진 개인적인 의무는 다하지 않은 채 남겨두는 사람은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이방인이다. 어떤 사람이 “나는 목자의 일을 싫어합니다. 그리고 할 수 있으면 그런 일은 조금만 할 겁니다”라고 말할 때, 그에게 들을 귀가 있다면 그는 성령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을 수 있다. “넌 바보로구나!”

_「목자, 목사」 (도서출판 디모데 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