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첫 번째 원리는, 그들의 입장에서 시작하라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갈릴리 바다에서 그물을 던지는 베드로와 안드레 형제를 보시고 그들을 초청하시는 말씀을 주목해보자. 예수님은 이 어부 형제가 가장 친숙하게 여기는 주제를 가지고 접근하신다. 바로 ‘고기 잡는 일’이다. 평생 고기 잡는 일을 해온 이들에게 ‘사람을 낚는 어부’로의 초청은 익숙한 일상을 호기심 넘치는 비전으로 바꾸어놓는 부르심이 되었다. 초청하는 사람의 입장이 아닌, 초청받는 사람의 입장에 서서 그들의 마음과 필요를 알고 접근하시는 예수님의 배려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예수님 닮아 예수님처럼 사역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예수님처럼 그렇게 새 친구들을 맞이하길 바란다. 새 친구들의 입장에 서서 그들의 필요를 생각해보라. 그러면 새 친구반 운영에 있어서 대부분의 문제들이 밝히 해결되는 실마리를 찾게 될 것이다.
교회에 처음 찾아온 대부분의 아이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필요는 무엇일까? 그것은 ‘어색함으로부터의 탈출’이다. 낯선 환경, 낯선 얼굴, 낯선 예배 의식에서 그들은 불편함을 느낀다. 속히 이 어색함을 벗어버리고 교회 공동체 안으로 편입되는 것이 그들의 바람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처음부터 용어도 낯설고 긴 말씀을 전했다가는 ‘교회는 지루하고 어색한 곳’이라는 첫 인상을 갖게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새 친구반에서 최초로 할 일은 그들과의 ‘좋은 관계’를 세우는 일이다. 일단 환경부터 정비하자. 그들이 환영받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환경을 조성하라. 이왕이면 독립적인 공간을 확보하여, 깔끔한 테이블보가 깔려 있는 탁자와 편안한 의자를 준비하길 바란다. 새 친구반을 담당하는 교사 역시 가장 탁월하고 경험 많은 사람으로 세우고, 밝은 복장과 표정으로 찾아온 아이들을 환영하도록 해야 한다. 새 친구들에게 많은 신앙 정보를 주입하려 하지 말고, 그들과 대화하며 친밀해지는 시간을 가지라. 간단한 자기 소개 게임을 통해 교사와 새 친구 간의 친밀함을 세우고, 즉석 카메라를 이용하여 사진을 찍은 후에 담당 교사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함께 적어주는 것이 그러한 친밀감 조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편 주일학교에서의 만남이 주중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매주 한 번씩 엽서를 발송해주라. 신입반 교사의 손으로 직접 써내려간 한 장의 엽서가 아이의 마음을 채우며 그들의 평생에 좋은 복음의 씨앗이 되어 하나님의 사람으로 성장케 되는 기틀이 될 것이다.

‘나를 따라오너라’
두 번째 원리는, 예수님과의 관계를 회복시키라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셔서 처음으로 주신 도전과 과제는 예수님 자신을 따라오라는 것이었다. 생면부지의 사람을 쫓으라는 초청은 일면 합당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이 제자도의 기본이며 제자도의 전부라는 사실을 주님은 강조하시는 것이다. 이에 어부들은 모든 것을 버려두고 예수님을 쫓았다(20절).
교회에 처음 출석한 새 친구들에게 예수님을 이야기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이제 출발하는 아이들에게 예수라니…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새 친구들에게도 건강한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필수적인 양분이 필요하다. 단지 그들은 초신자 수준에 맞는 요구를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기신자의 그것에서 무엇을 빼거나 더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주목하라. 그 필수적인 양분은 모두 ‘예수님과의 관계’에서 온다. 예수님과의 관계, 즉 인간 아담이 하나님과 함께 누렸던 태초의 아름다운 관계-죄가 개입하기 전의 아무런 방해가 없는 사귐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것이 ‘성장’의 열쇠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시며 처음으로 요구한 도전처럼, 새 친구들 역시 예수님을 알고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로서의 도전에 직면하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 첫 번째 원리를 통해 교회와 좋은 관계를 맺게 된 그들은 이제 예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다음 단계로의 초청을 받게 될 것이다.
먼저, 예수님이 이땅에 오신 이유와 하신 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라. 우리는 그것을 ‘가장 좋은 소식’, 즉 ‘복음’이라고 부른다.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들의 소망이며, 새 친구들이 처음으로 듣게 되는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다. 복음을 전할 때는 복된 소식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전할 것을 당부한다. 어려운 종교적인 용어나 생소한 개념의 이야기로 ‘좋은 소식’을 ‘지루한 소식’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복음을 간략하지만 정확하게 그리고 흥미롭게 전할 수 있는 도구들이 몇 가지 있다. 첫째는 ‘글없는 책’(어린이 전도협회)이나 ‘복음손’(파이디온 선교회)과 같은 시각 자료다. 색깔을 통해 아이들의 인지적인 영역과 감성적인 영역에 복음의 핵심적인 메시지를 호소력 있게 불어넣는 이 도구를 과소평가하지 말라. 둘째는 ‘복음 큐브’(파이디온 선교회)나 ‘활동과 대화를 통한 신나는 신입반(파이디온 선교회)’의 복음 카드 등과 같은 입체적 도구가 된다. 복음 큐브나 복음 카드 모두 입체적으로 변화되는 그림을 쫓아가다보면 어느새 복음의 핵심을 전해 듣고 결신으로의 초청을 받게 되는 귀한 도구다. 이러한 복음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은 예수님을 마음으로 믿고 입으로 시인하며 믿음의 자녀가 된다. 이미 믿음을 소유한 친구들에게는 정리된 복음을 듣고 입으로 재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내가 너희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세 번째 원리는, 가만히 있게 하지 말고 할 일을 주라는 것이다.
예수님이 ‘고기잡는 일’이란 접촉점으로 시작하여 제자를 부르시고, 예수님 자신을 따라올 것을 명령하셨다. 그리고 제자 삼는 일의 근본 원리를 말하신 후, 제자들에게 다가올 변화의 미래상을 보여주신다. 그것은 ‘사람을 낚는 어부’였다.
갈릴리 바다에서 잔뼈가 굵은 두 사람,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고기잡이의 일상 속에서 베드로와 안드레는 젊은이로서 고민과 번민이 있었을 것이다.
“이 일은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선 비린내 나는 인생으로 나의 인생은 끝날 것인가?”
어쩔 수 없는 삶의 굴레 속에서 그저 희망 없는 고민으로 인해 반복되는 이들의 질문에 예수님은 ‘사람을 낚는 어부’라는 목표를 제시하신다. 가야 할 목적지가 분명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삶의 태도가 다르다. 그저 먹고 살기 위한 저급한 수준의 ‘생존’으로서의 어부였던 그들은 이제 사람을 살리고 사람을 남기는 ‘의미’있는 고기잡이로 바뀌게 될 초청 앞에서 강력한 목적이 이끄는 힘을 느끼게 된다.
새로운 삶으로의 출발을 결단한 새 친구들에게 예수님의 제자로서 행해야 할 삶의 목적과 태도에 대해 들려주라. 우리는 그것을 ‘순종’이라고 부른다. 우리를 부르신 목적을 이해하고 그 부르심에 순종하는 일이 제자로서 우리에게 요구되는 ‘순종’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라. 우리의 삶의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예배’, ‘예수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자라야 할 훈련’, ‘하나님의 가족으로서의 교제’, ‘증거자로서의 전도’, ‘청지기로서의 봉사’다. 이 다섯 가지 삶의 목적은 새 친구들에게도 동일하게 부여되었으며, 그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기로 결심하는 순간부터 누구에게나 달음박질해야 할 분명한 목적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가르침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주일에 30여 분 잠깐 만나는 것으로는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신입반 아이들을 몇 달씩 신입반에 묶어둘 수는 없는 법. 이럴 때 우리의 고정 관념을 깨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신입반 아이들을 적극적인 예배 참여자, 훈련자, 교제자, 전도자, 봉사자로 세우라. 일주일에 하루 정도 마치 제자 훈련을 하듯이 평일에 신입반 친구들을 모이게 한 후 「착한 어린이를 환영합니다(파이디온 선교회)」와 같은 교재를 통해 예배에 대한 공부와 훈련을 하게 하라. 이 훈련은 신입반 전담 교사가 맡기 어려울 경우, 담당 교역자가 제자 훈련을 하는 마음으로 시행하는 것이 좋다. 새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 뿐더러 그들이 교회 공동체에 속히 적응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한편, 이들에게 부서의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도울 수 있도록 일을 맡기라. 예배 시간에 남들보다 일찍 와서 자리를 정리하고 청소를 하며, 예배를 위해 중보하며 기도하는 일을 맡길 수 있다. ‘새 친구들에게 이런 일을…?’이라는 의심이 든다면 우선 믿고 맡겨보라. 동생을 둔 아이가 또래보다 어른스러운 것처럼, 새 친구들에게 맡겨진 책임만큼 그 아이들의 믿음이 자라난다. 이들에게 복음 큐브나 복음손 등으로 전도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라. 복음 큐브는 누구나 5분 정도의 짧은 시간 안에 복음을 전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다. 새 친구들도 2시간 정도만 훈련받으면 자기가 믿고 따르기로 고백한 예수님을 다른 믿지 않는 친구들에게 전할 수 있다. 교회 안으로 찾아온 천하보다 귀한 영혼들을 몇 가지 선물이나 지킬 수 없는 약속, 형식적인 환영과 대책 없는 등반 등으로 잃어버리지 말고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설 수 있도록 안내하고 훈련시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고 원론적이면서도 실제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아무쪼록 각 교회마다 이러한 원리와 방법을 통한 새 친구 정착이 은혜 가운데 이루어지기를 마음 깊숙이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