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전도가 좋네요!”
몇 년이 지났지만, 초등부 아이들의 이 충격적인(?) 발언이 내 귀에 생생하다.
4-6학년까지의 아이들과 5년 전부터 단기 선교를 다녀오고 있다. 사람들은 “아이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아이들이 못하는 것은 무엇일까?”라고 생각한다.
어린이부서 전도사로 첫 사역을 시작했을 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헤매던 기억이 난다. 교회에서의 위치, 부서 선생님들과의 관계, 매주일 어김없이 최고의 부담으로 찾아오는 설교, 이런 일들로 인해 사역 초기에는 아이들을 훈련시켜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사역에 어느 정도 적응하면서 아이들을 훈련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제자 훈련을 처음으로 시작했다. 예수님의 본을 받아 한 학기에 열두 명으로 인원을 제한하고 한껏 기대에 부풀어 신청을 받았다. 회비도 받지 않는다고 광고하며 제자 훈련 신청을 유도했건만, 첫 제자 훈련에 신청한 아이들의 수는 네 명이었다!
‘첫 술에 배부르랴!’ 생각하며 제자 훈련을 시작했다. 교재는 부서 예산으로 구입하고, 나머지는 내 주머니를 털어가며 집으로 초대해서 떡볶이도 해주고, 놀이동산에 데려가기도 하며 그렇게 첫 학기를 마쳤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왔다. 가을 학기 제자 훈련반을 모집했다. 제자 훈련에 대한 좋은 소문이 나서 아이들의 신청이 쇄도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오히려 한 명 줄어서 세 명이 신청을 했다. 온갖 공갈과 협박(?)으로 하기 싫다는 아이들 두 명을 포함해 다섯 명을 제자 훈련에 참여시켰고, 그렇게 다섯 명이 가을 학기 제자 훈련 과정을 수료했다.
2학기를 마치면서 내가 깨달은 것은 어린이 제자 훈련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이들을 훈련시키는 과정보다 제자 훈련에 대한 아이들과 부모님들의 참여와 관심을 이끌어내는 것이 더 힘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이를 훈련시키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부모님과 통화를 시도하고, 아이가 어떻게 생활하는지에 대해서 점검했지만, 부모님들의 반응과 관심은 그다지 뜨겁지 않았다. 그냥 주일날 교회에서 아이들이 담당 사역자와 친교하는 정도로 생각했다.
계속되는 좌절. 어린이 제자 훈련은 안 되는 걸까? 제자 훈련이 끝난 후에, 어린이 전도단도 만들어보고, 예배 봉사 팀도 만들어봤지만 아이들에게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사역이었다. 아니, 오히려 아이들은 그런 사역들을 하기 싫어했다.
“어떻게 하면 제자 훈련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제자 훈련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계속되었다. 그래서 새롭게 시도한 후속 프로그램이 단기 선교였다. 제자 훈련을 수료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참가 신청을 받고, 그 아이들과 함께 일주일 동안 선교를 다녀오기로 했다. 그해 단기 선교를 떠나기 전 제자 훈련을 수료한 아이들이 열 명이었다. 그 가운데 아홉 명과 함께 X국으로 일주일 동안 선교를 다녀왔다. 선생님 세 명과 나를 포함해 모두 열세 명이었다.
그해 우리의 사역지였던 X국에서 얼마나 놀라운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다. 성조가 맞지 않고, 떠듬떠듬 외운 X국어로 제시한 복음에 아이들과 어른들이 반응했다. 얼굴이 하얗고 예쁜 아이들이 와서 공연하는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그들에게 그들의 언어로 떠듬떠듬 전하는 복음은 더 큰 은혜가 되었다.

여행을 다니면서 잠깐 머무는 도시의 공원에서 인형극 무대를 펼치면, 신기하게도 금세 100~200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인형극과 워십을 보여주고, 풍선을 만들어주며 그들의 언어로 번역된 복음손을 전했을 때, 예수님을 믿겠다고 고백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와 같은 기차 칸에 탄 사람들에게 풍선을 주며 복음을 전했을 때, 그곳에 있는 모두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정말 가슴 벅찬 경험이었다. 우리의 사역으로 현지인들의 마음을 열고, 현지 사역자가 간단하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때 아이들이 이렇게 고백했다. “목사님~ 전도가 좋네요!”

첫째는 담임 목사님과 소통이 있어야 한다. 주일학교 아이들이 단기 선교를 가는 것에 대해 담임 목사님의 사역 철학과 원칙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담임 목사님의 의중을 파악하고, 단기 선교를 통해서 얻으려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말씀드려야 한다.

둘째는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내가 속해 있는 신반포교회에서는 전체 경비의 반을 교회에서 부담하고, 나머지 반은 개인이 부담한다. 지난 7월에 X국에 단기 선교를 다녀왔을 때, 전체 경비를 1인당 100만 원으로 정했다. 어느 나라로 갈지에 따라서 경비는 달라진다. 작년에는 말레이시아로 다녀왔는데, 1인당 경비는 130만 원이었다.
다음 해 예산을 11월경에는 확정하기 때문에, 내년에 단기 선교를 가려고 한다면 반드시 교회에서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미리 계획해야 한다. 나의 경우 어린이는 최대 열두 명, 선생님은 세 명, 총 열여섯 명을 넘기지 않는다. 가까운 지역일 경우 전체 경비를 80만 원 정도면 맞출 수 있다. 교회 지원을 절반으로 생각한다면, 모두 640만 원(16×40) 정도의 지원이 필요하다. 적지 않은 금액이기 때문에 사전에 예산 확보 부분을 신경 써야 한다.

셋째는 섬길 나라를 정해야 한다. 유년부(초 1-3)의 경우 비행 시간이 4시간이 넘으면 아이들이 힘들어한다. 따라서 아이들의 상황과 안전을 고려해서 나라를 정하고, 그곳에 계시는 선교사님과의 대화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 가야 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준비 시간이 넉넉해야 그 나라의 문화나 언어를 익히고 갈 수 있기 때문에 섬길 나라를 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사전에 이 세 가지 부분이 확인된다면, 제자 훈련 과정을 시작한다. 나는 1년에 두 번 제자 훈련을 한다. 봄 학기와 가을 학기로 나누어서 8주-10주 정도의 일정을 갖는다.
나는 4-6학년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제자 훈련의 내용이 중복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제자 훈련을 총 6학기로 운영한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제자 훈련 컨텐츠는 파이디온 선교회에서 출판된 어린이 디모데 제자 훈련 시리즈와 신나는 성경탐험이다. 이 시리즈들은 각각 3학기로 구성되어 있다(어린이 디모데 제자 훈련은 10월에 계획되어 있는 세미나를 참고하면 된다).
그리고 제자 훈련을 마치면 단기 선교 신청을 받는다. 단기 선교 신청이 마감되면, 부모님들을 모시고 단기 선교 설명회를 갖는다. 단기 선교 설명회를 통해 단기 선교 일정과 훈련 일정에 대해서 설명하고, 예상되는 경비, 섬기게 될 사역, 현지에 계신 선교사님에 대해서 소개하고, 함께 이 사역을 위해서 기도한다.
이때부터 단기 선교 훈련을 시작한다. 섬기려고 하는 나라에 대해서 조사하고, 그 나라에서 할 수 있는 사역들을 준비한다. 올 해의 경우 워십과 태권무, X국 찬양, X국 복음 전도(복음손을 X국 언어로 번역해서 외워갔다)를 준비했다.
아울러 단기 선교에 참가할 사람들이 정해지면, 여행사를 통해서 항공권을 확보해야 한다. 단기 선교를 갈 때가 보통 성수기이기 때문에 발 빠르게 항공권을 확보해야 한다. 항공기의 출발 시간과 도착 시간을 고려하고, 전체 경비에 맞춰 항공권을 확보하고, 여행자 보험을 든다.
단기 선교에는 팀 사역이 있고, 전체 사역이 있다. 올 해의 경우, 워십과 태권무는 팀 사역이었고, X국 찬양과 X국 복음 전도는 전체 사역이었다. 단기 선교에 신청한 아이들을 각 팀별로 골고루 배치하고, 팀을 맡은 선생님과 팀 사역을 준비하게 한다. 사역자는 전체 모임을 진행하고, 팀 사역은 담당 선생님들이 진행한다.
단기 선교 훈련 첫 시간에는 단기 선교 오리엔테이션을 한다. 우리가 왜 단기 선교를 가는지, 하나님이 우리에게 기대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생각하고 나눈다. 아울러 단기 선교 훈련 과정에 빠지거나 불성실하게 참여할 경우, 단기 선교에서 제외시킬 수 있다는 경고도 빼놓지 않는다. 오리엔테이션을 마치면서 아이들에게 숙제를 내준다. 단기 선교를 가는 나라에 대해서 각자 인터넷이나 각종 매체를 통해서 조사하게 하고, 다음 훈련 시간에 다른 친구들에게 자료를 나눠주며, 조사한 내용을 발표하게 한다.
보통 단기 선교 훈련은 7월 초부터 시작한다. 단기 선교를 가기 최소 한 달 전에 훈련을 시작한다. 아이들이 방학을 하기 전까지는 매주일 모여서 전체 모임을 진행하고, 방학이 되면 주중에 모여서 팀 사역을 준비한다. 단기 선교를 가기 2주 전부터는 매일 모여서 하루에 4시간씩 훈련을 한다.
가능하다면, 단기 선교 훈련을 하는 기간 중에 1박 2일 일정으로 훈련 MT를 가도 좋다. 같은 교회에 다니지만, 아이들끼리 서로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적기 때문에 MT를 통해서 관계 형성을 유도할 수 있다. 약 7일간 진행되는 단기 선교에서 서로의 차이로 인해 아이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서 알아가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5년째 아이들과 단기 선교를 다녀오면서 단기 선교 후에 변화된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지 모른다. 몇 해 전, 단기 선교를 다녀온 5학년 여자아이 2명이 그 나라가 좋고, 그 언어가 좋다는 이유로 단기 선교를 다녀온 지 2주만에 그곳으로 유학을 갔다. 또한 아이가 단기 선교를 다녀온 후에 변화되었다는 부모님들의 이야기도 듣는다. 반짝이긴 하지만 반찬 투정도 하지 않고,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