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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한국의 FTA(Free Trade Agreement, 자유무역협정)가 미국 워싱턴에서 체결됨에 따라 한국 사회는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되었다. FTA는 국가간 무역에서 생기는 관세나 쿼터의 장벽을 없애고 무한경쟁의 무역 자유화를 선언하는 것이다. 무역 자유화란 말에는 두 가지 중요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하나는 보호주의다. 지적 자산을 보호하겠다는 말이다.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소유하고 있는 곳에는 법적인 보호를 하고, 이것을 복제하거나 도용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FTA 시대는 지적 자산을 법적으로 보호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또 다른 하나는 자유주의다. 국가간, 기업간 무한경쟁으로 치닫게 된다는 말이다. 경쟁력을 갖춘 국가나 기업은 살아나지만 그렇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말 것이다. 자유라는 말이 거창하게 보이지만 결국 힘의 논리에 의해 경제가 재편성된다는 뜻이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 속에서 한국 교회가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교회의 존패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교회는 지적 자산을 소유하는 곳이 아니라 소비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무한 자유 경쟁 시대에 한국 교회가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인가?
첫째로 지적 자산에 대한 불법 행위를 근절하는 것이다. 아무런 의식 없이 소프트웨어, 영상, 악보, 음반, 음원, 책, 자료 등이 복제되었다면 여기에 대한 대가를 요구받게 될 것이고, 이 비용은 교회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액수가 될 수도 있다. 물질적인 배상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기독교의 이미지도 실추된다. 사회에서 기독교의 이미지가 자꾸 추락하고 있는데, 이런 문제마저 불거진다면 기독교가 설 자리를 점점 더 잃어가게 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기독교 윤리 차원에서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사용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둘째로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이 있듯이, 국제화 시대에 네트워크로 뭉쳐야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한국 교회는 부정적인 모습도 있지만 사회의 각 분야를 따뜻하게 만드는 좋은 일도 많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쁜 이미지만 남는 것은 네트워크를 통한 힘이 결집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가 더 많은 사역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사역 중심의 네트워크가 분야별로 이루어져야 한다. 선교 네트워크, 봉사 네트워크, 교회 네트워크, 전문 기관 네트워크, 전문 인력 네트워크 등 다양한 네트워크가 형성되면 사역에 놀라운 시너지 효과가 일어날 것이다.
셋째로 전문가를 준비시켜야 한다. 사역에 대한 전문성은 말할 것도 없고 평신도 지도자로서 교회를 세상으로부터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사역을 지원해줄 인재 풀(pool)을 만들어야 한다. 사탄은 세상의 전문가들을 동원해서 교회를 입체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인터넷, 대중매체, 음악, 영화 등 이들이 동원하는 자원은 무궁무진하고 매력적이다. 이런 문화에 살고 있는 세대에게 “그것은 나쁜 거야!” 하고 외친다면 어떻게 반응할까? 교회는 세상에서 ‘게토화’되고 말 것이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각 영역에 전문가들을 세우고 교회 네트워크를 통해 지원하고 협력해야 한다.
FTA 시대는 한국 교회에겐 큰 시험대가 될 것이다. 마치 이스라엘 백성들이 축복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기 전에 광야에서 훈련받은 것처럼 말이다. 광야 40년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을 향한 신심도 생기도, 팀워크도 단단해지고, 새로운 지도자도 세웠다. 한국의 초대 기독교도 일본 제국주의라는 큰 시련을 통해 정금같이 단련되어 나왔다. 당시 한국의 예루살렘이라고 하는 평양에서는 1퍼센트도 안되는 기독교인들 때문에 관리들의 뇌물수수 관행이 근절되기도 했다.
FTA 시대는 한국 교회를 훈련시키는 오늘날의 ‘광야’임에 틀림없다. 왜 이런 시험을 주실까? 온 세상의 다음 세대와 세계에 흩어진 하나님의 백성을 모으기 위한 것이다. 다니엘처럼, 요셉처럼 하나님이 쓰시기에 깨끗한 그릇으로 한국 교회가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박성은 목사 (파이디온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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