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의 심정으로!

파이디온 선교회 이사회는 올해 아주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파이디온 1세대의 리더십을 평가하고 2세대 리더십을 이양하기 위해 전문적인 ‘컨설팅’을 받기로 의결했다. 1월부터 시작한 컨설팅은 3개월 동안 경영 전반에 걸쳐 진행되었다. 그리고 3월 이사회에 최종 컨설팅 결과를 보고했다. 컨설팅의 결과는 파이디온이 빠른 성장에 따른 성장통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 성장통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이사회는 현 총무를 대표로 임명하고 1년 6개월 동안 컨설팅의 조직 개편 임무를 수행토록 결의했다.

이사회의 결의를 듣고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여호수아였다. 여호수아가 직면한 상황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복잡했다. 첫째로 여호수아는 모세의 리더십을 뛰어넘어야 했다. 모세는 출애굽 1세대를 이끌고 하나님의 구원 사역을 주도한 세기의 지도자였다. 하나님은 모세를 지도자로 세우기 위해 40년의 대통령 수업과 40년의 야전 사령관 훈련을 시키셨다. 모세의 리더십은 강력하고 체계적이어서 250만 명의 이스라엘 대군을 이끌고 죽음의 사막을 질서 있게 이끌어 나갔다. 그는 하나님의 뜻이 전해지는 전도체(傳導體)로서 영적인 영향력도 대단했다. 모세가 죽자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압 평지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30일 동안 슬퍼하며 울었다고 증언한다(신 34:8).

둘째로 여호수아는 가나안 땅을 정복해야 했다. 가나안 땅은 젖과 꿀이 흐르는 비옥한 땅이었다. 하지만 바알 신을 섬기면서 만들어낸 가나안 문화가 거대한 산처럼 놓여 있었다. 기르가스, 가나안, 히위, 브리스, 여부스, 아모리, 블레셋, 헷 족속 등 토착 잡족들과 싸워야 할 일이 두렵기만 했다. 그렇다고 후퇴할 수도 없다. 뒤로는 40년 동안 헤매며 출애굽 1세대들의 주검을 손수 묻은 장례장인 죽음의 사막이 가로막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호수아가 붙든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하나님을 붙들었다. 전쟁에 필요한 정예 군사도 없고, 변변한 무기도 없었다. 하지만 여호수아는 전쟁의 주인이 하나님임을 확실히 알고 있었다. 이기게 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요, 지게 만드시는 분도 하나님임을 광야 생활을 통해 깨달았다. 그는 모든 문제를 기도로 하나님과 의논했다. 하나님만 붙들었던 여호수아는 요단강 도하 작전 이후 모세와 동일한 리더십을 확보한다(수 4:14).
다음으로 여호수아는 소명을 붙들었다. 하나님은 여호수아와 그 백성들에게 말씀하신다. “나는 이땅을 너희에게 주기로 모세와 약속하였다. 나는 너희 발바닥이 닿는 곳마다 그곳을 너희에게 줄 것이다”(수 1:3, 쉬운성경). 분명 이 길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수 3:4)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호수아는 저주의 땅, 타락의 땅을 약속의 땅으로 받아들이고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었다. 소명이란 하나님의 약속을 붙드는 것이다. 소명은 상황을 초월하고, 시대를 뛰어넘는다.

파이디온의 영향력이 확장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하나님만 붙들었기 때문이다. 1세대 리더들이 매일 정오에 하나님께 드렸던 기도는 파이디온이 하나님을 붙드는 생명줄이었다. 하나님은 그 생명줄을 통해 비전, 사역, 사람, 재정, 능력 등을 허락하셨다. 2세대 리더들이 놓쳐서는 안되는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역시 하나님만을 붙드는 것이다. 파이디온의 역사, 노하우, 출판된 서적들, 거대한 영향력만을 믿는다면 실패하고 말 것이다. 왜냐하면 파이디온 사역은 하나님이 계획하셨고, 이끄셨으며, 앞으로도 이끌어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파악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하나님이 주신 파이디온의 비전은 말씀으로 다음세대를 세우는 것이다. ‘말씀과 다음세대’라는 이 비전을 놓치지 말고 굳게 붙들어야 한다. 기관이 성장하면서 비전이 변질되기 쉽다. 비전보다는 관계가 앞서고, 소명보다는 효율을 드러낼 수 있다. 이것은 비전을 거룩한 부담감으로 아는 소명자들이 많을 때 뛰어넘을 수 있다. 하늘 아버지의 마음으로 비전을 이루어가는 소명자가 2세대 리더들로 채워져야 한다. 새롭게 내딛는 거대한 변화를 위해 파이디온 가족들의 관심과 기도, 협력을 부탁드린다.

박성은 목사(파이디온 선교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