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바른 학습의 원리
변화로 이어지는 학습의 원리로 여섯 가지를 말하고 싶다.
첫째는 참여성의 원리다. 우리 삶에서 가장 본질적이고 중요한 배움은 모두 참여를 통해 이루어진다. 성경을 정직하게 적용하고 순종할 때 삶이 변화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둘째는 상호성의 원리다.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으며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를 세우는 회전로가 될 때 사람이 바뀐다. 가르침을 쑤셔넣으려 하지 말고 각 사람 속에서 배움을 이끌어내야 한다.
셋째는 인격성의 원리다. 소그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소그룹은 사람에게 성경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성경으로 사람을 가르치는 곳이다.
넷째는 현실성의 원리로서, 성경의 진리는 사람들의 현실적인 필요를 채워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손으로는 현실의 맥을 짚고 다른 손으로는 성경을 붙들어 둘 사이를 연결해야 한다.
다섯째는 관계성의 원리다. 소그룹에서는 사랑과 신뢰의 관계가 전제될 때 가장 인격적인 대화와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난다.
끝으로 다양성의 원리가 있다. 소그룹 구성원의 다양한 경험과 배경, 영적 성숙도, 성경 지식 등의 수준이 서로를 채워주는 학습 요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3. 합리적인 학습 절차
아무리 인도자가 성경의 정확한 중심 사상을 붙들고 인도하기 시작해도, 그 절차가 합리적이지 않으면 진리를 삶에 적용하여 삶의 변화를 가져오게 할수 없다.

1) 성경에 접근하는 절차
성경 공부에서 처음으로 할 작업은 모든 소그룹 식구들이 성경 본문의 배경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인도자의 설명을 통해, 또는 교재의 해설을 통해 본문의 역사적 배경과, 본문 기자가 원독자인 그때, 그곳, 그 문화, 그 상황의 사람들에게 말하려고 한 메시지를 정확하게 인식해야만 한다. 이것은 개인 성경 공부 과정의 관찰에 해당된다. 다음으로 해야 할 작업은 본문 말씀을 지나 모든 때, 모든 곳, 모든 문화, 모든 상황, 모든 사람에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확인해야만 한다. 이것은 개인 성경 공부 과정의 해석에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소그룹 식구들이 보편적인 진리의 세계에서 붙든 ‘중심 사상’ 혹은 ‘중심 진리’를 손에 꼭 붙들고 자신의 삶의 세계로 옮겨오는 것이다. 중심 진리가 각인각색의 형편과 필요에 연결되는 것을 ‘적용’이라고 부른다.

2) 성경 공부를 진행하는 절차
그러나 정답 확인 차원의 성경 공부는 사람을 변화시키지 못한다. 바람직한 성경 공부는 첫째, 현실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각자가 자신이 생각지 못했던 현실적인 필요를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는 그 현실의 문제를 가슴에 안고 성경의 대답(The Answer)을 듣도록 성경 앞으로 모든 소그룹 식구들을 안내해야 한다. 그리고 끝으로, 그 정답을 듣고 다시 삶의 세계로 돌아와 당면한 문제에 적용하게 하는 것이다. 즉 성경 공부는 현실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성경에서 정답을 찾고, 현실에 적용하는 절차를 따라야 한다.

4. 적절한 방법론
올바른 학습 방법은 삶을 변화시키는 소그룹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학습 방법에는 여러 선택이 있겠지만, 어느 그룹에서나 쓸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론을 제시하고자 한다.

1) 말로 하는 학습 활동
소그룹에서의 활동은 대부분 말로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다음과 같은 활동은 학습을 더 활성화하고 진리를 개인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첫째, 원탁 토의는 동그랗게 둘러앉아 돌아가면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이야기함으로써, 그룹리더나 말하기 좋아하는 몇 사람만 토의를 독점하지 않도록 막아주고, 모든 사람이 참여하는 학습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둘째, 반박 토론은 성경 공부에서 문제제기부터 함으로써, 성경으로 들어가는 길을 터준다. 그룹을 둘로 나눠 같은 주제에 대한 상반된 주장을 펴게 한다. 예로 부활을 믿는 바리새파의 입장, 부활을 믿지 않는 사두개인의 입장으로 나눠 서로 자신의 입장을 주장하게 한다. 그리고 이제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를 발견하게 하고, 상대방에 대한 비방이나 인신공격 없이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훈련을 할 수도 있다. 그 후 이 문제에 대해 하나님은 뭐라 하실지 성경에서 찾아보자고 하며 성경 공부에 끌어들인다.
셋째, 질의응답은 성경 공부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질문에는 세 부류가 있다. 무엇을 말하는가를 묻는 관찰 질문, 무슨 뜻인가를 묻는 해석 질문 그리고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묻는 적용 질문이다. 바른 질문은 사람의 생각을 자극하고, 내적 변화를 일으키는 결정적인 낚시 바늘이 된다.
넷째, 간증은 본문의 진리와 관련해 자신이 경험한 실패, 성공, 감사, 은혜 등을 나눔으로써, 그런 경험을 못한 사람들은 진리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개인의 삶과 관계되는지를 배우게 된다.
다섯째, 브레인 스토밍은 성경 공부의 세 단계 중 어디에서나 사용될 수 있는, 생각을 자극하고 이끌어내는 좋은 방법이다. 비판이나 평가 없이, 가능한 모든 생각들을 내놓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늘날 우리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 삭개오를 보는 여리고 사람들의 반응은?” 등이 있다.
여섯째, 비유 만들기는 비유의 개념적이고 추상적인 진리를 회화적이고 구체적인 실재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예수님도 많은 비유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진리를 가르치셨다. 예를 들어 “요즘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는 마치 _____과 같으니’라는 빈칸에 들어갈 당신의 대답의 무엇입니까?” 라고 물을 수 있다.
끝으로, 스토리텔링은 성경 인물의 입장이 되어 본문의 이야기를 말해봄으로써, 더 깊이 탐험하고 진리를 개인화, 내면화할 수 있다. 이를테면 삭개오의 입장에서 남편의 변화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표현해보게 할 수 있다.

2) 글쓰기를 통한 학습 활동
글은 우리의 생각을 명료하게 정리해주는 탁월한 도구다. 배운 진리를 어떻게 적용할지를 결심하고, 구체화하고 내면화하며 표현할 때 글쓰기를 활용하면 좋다.
첫째, 편지쓰기가 있다. 가족에게 용서를 구하거나, 감사를 표현하거나, 자신의 결심을 알리는 편지를 써서 우편으로 부친다. 그렇게 함으로써 순간의 결심으로 끝나지 않고 삶을 변화시키는 원리로 작동하게 된다.
둘째, 묘비명이나 추모사 쓰기가 있다. 사람은 자신의 죽음을 생각할 때 가장 성숙하고 진지한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죽을 때 가족이나 친구들로부터 듣고 싶은 말을 써보면 내가 오늘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쉽게 결정한다.
셋째, 찬송가 쓰기는 그날 배운 진리를 모두가 잘 아는 노래 곡조에 맞추어 찬송시로 써보고, 그것을 돌아가며 불러보는 것으로, 진리를 내면화해 삶 가운데 연결하는 좋은 방법이다.
넷째, 기도문 쓰기는 그날 소그룹에서 배운 중심 진리를 가지고 기도문을 써보는 것이다,
다섯째, 카피 쓰기는 그날 배운 중심 진리를 마치 길거리에 써붙이는 상품 광고 문구처럼 써보는 것이다. 기억도 잘되고, 내면화도 되며, 개인화도 되는 좋은 방법이다.
끝으로 풀어쓰기는 성경 본문, 특히 서신서 등을 배우고 나서 소화시킨 후에, 자기 고유의 역본으로 그 본문을 다시 풀어쓰고 그룹 안에서 나눔으로써, 본문이 말하려는 중심 진리의 그림이 확실해지도록 돕는 방법이다.

3) 극을 통한 학습 활동
극은 자신의 현실을 제 삼자의 위치에서 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강력한 도구다. 소그룹에서 쓰기에 좋은 극적인 학습 활동으로는 성경 낭송극, 극 연기, 역할극 등이 있다.
성경 낭송극은 성경 본문이 ‘이야기’ 형식일 때 사용하면 좋다. 본문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말하는 부분을 해설자와 각 인물 역할을 할 사람을 정한 뒤, 각자가 그 인물의 입장과 감정으로 본문을 읽는 것이다.
극 연기는 성경 본문의 주인공의 입장과 주장을 완전하게 이해한 뒤, 그 상황을 자신의 느낌과 말로 설명하게 하는 것이다. 바쁜 날, 바쁜 시간에, 바쁜 일로 마음이 바쁜 마르다의 입장에서 자신의 행동을 변호해보게 하거나, 베드로와 요한이 고쳐준 나면서부터 앉은뱅이 된 장애인의 입장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의 능력을 증언해보는 것이다.
역할극은 역할 연기자를 선정하여, 문제 상황을 설정한 다음,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기 전의 자신이라면 했을 행동이나 태도를 연기해보게 한다. 그 다음에는 같은 상황을 놓고 이제 본문의 진리를 배운 다음에 먼저 행동과 태도를 어떻게 다르게 할 수 있는지 연기하게 한다. 그 연기에 대해 토론하며, 더 나은 행동이나 태도의 대안들을 나누게 한다.

삶을 변화시키는 가장 역동적인 학습의 장은 소그룹임을 구약 성경은 강조한다. 구약에서 가장 소중한 학습 기관은 가정이었으며, 가장 소중한 학습 주제는 부모였고, 가장 보편적인 학습의 장은 삶의 현장 그 자체였다. 그렇기에 예수님은 그 짧고 귀중한 공생애를 소수의 제자들, 즉 소그룹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신 것이다. 따라서 예수의 제자 된 우리 또한 삶을 변화시키는 소그룹에 우리의 삶을 기꺼이 드려야 한다.

양승헌 목사 _ 파이디온 선교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