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보여주며)지난 10월 28일에 광복 60주년을 맞이하여 일제 시대의 잔재를 털어내고 용산으로 자리를 옮긴 국립중앙박물관이 드디어 개관했습니다. 규모 면에서 세계 6대 박물관과 맞먹는데 루브르 박물관, 대영 박물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습니다. 규모는 지하 1층, 지상 6층, 8천 1백여 평의 6개 전시 공간에 1만 1천여 점의 유물이 전시되고 있어 관람에 하루가 꼬박 걸릴 정도라고 합니다. 용산 이촌역에 새로이 둥지를 틀게 된 국립중앙박물관은 12월까지는 무료 개관이기에 연일 많은 사람들로 붐빕니다. (북관대첩비 사진을 보여주며)그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유물은 1층 역사의 길에 세워진 북관대첩비입니다. 이 비석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매스컴도 연일 북관대첩비에 대한 이야기를 보도했습니다. 북관대첩비 석조물 보존 처리 팀 10여 명은 대전에서 11일부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작업에 매달렸다고 합니다. 작업은 레이저로 세척을 한 후에 치과용 드릴이나 치석을 제거하는 도구처럼 매우 정교하면서 강한 도구를 사용해 시멘트 모르타르를 조금씩 갈아서 이물질을 제거했다고 합니다. 불과 가로 세로 5cm 크기의 글자에 들어 있는 시멘트 모르타르를 제거하는 데 보통 네댓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왜 이런 작업을 계속할까요? 힘들고 어려운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북관대첩비가 가지고 있는 역사적인 기록 때문입니다. 북관대첩비는 임진왜란 때 정문부(鄭文孚)를 대장으로 한 함경도 의병이 왜군을 물리친 것을 기리기 위해 1707년 숙종의 지시로 함경북도 길주에 세운 전공비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사회 속에서 이런저런 소식을 들으며 살아갑니다. 많은 사람들은 여러 가지 소식 중에 기쁜 소식을 듣고 싶어합니다. 마음을 기쁘게 하는 소식을 듣고 싶어하지요. 사람들이 북관대첩비에 마음을 두고 있는 이유도 한반도가 초토화되고 있던 상황 속에서도 힘없는 의병들이 일어나 왜군을 물리쳤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서 기뻐하며 즐거워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기억할 것이 있습니다. 오늘 기뻐하며 즐거워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면 그것은 반드시 어제 어떤 삶을 살았느냐와 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내일 기뻐하며 즐거워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면 그 소망은 오늘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과 관계가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합니까? 정말 북관대첩비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삶을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어떤 길을 걸어야 할까요?

(성경을 덮은 채 왼손으로 추켜들고 오른손 검지로 표지를 세 번 두드리며)
이 중요한 질문에 대한 답이 성경에 있어요.
오늘 본문 말씀을 읽어보겠습니다. 본문은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길을 살아가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이 인정하지 않는 길이 아닌 "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길,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길을 걸어가라"고 말씀합니다.

기록이 남는다는 것은 사람을 부담스럽게 만듭니다. 만약에 여러분이 생활하는 모든 삶을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면 어떻겠습니까? 제가 이전에 섬겼던 교회는 저의 설교를 녹음했습니다. 그냥 할 때보다 몇 배나 어려웠습니다. 말투도 달라야 하고, 제스처도 달라야 했습니다. 떠듬거리며 말할 수도 없었습니다. 핸드폰 기종이 발달하고,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다니게 되니 누군가 내 소리를 듣고 있지는 않는지, 누군가 내 모습을 찍고 있지는 않는지 궁금합니다. 어떤 때는 불안하기까지 합니다.
이런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성경은 기록의 역사라는 것입니다. 성경은 두 가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하나님의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무슨 일을 하셨는지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이 우리의 삶 가운데 어떤 삶을 살아가기 원하시는지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 하나는 사람들의 삶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의 생각, 사람들의 마음, 사람들의 행위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선한 삶을 살았던 사람, 악한 삶을 살았던 사람… 성경에 나타난 사람들을 보십시오. 그들의 삶의 모습을 보십시오. 하나님은 그들의 삶을 보여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또 내가 보니 죽은 자들이 무론대소하고 그 보좌 앞에 섰는데 책들이 펴 있고 또 다른 책이 펴졌으니 곧 생명책이라 죽은 자들이 자기 행위를 따라 책들에 기록된 대로 심판을 받으니” (계 20:12).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하나님의 사람들은 우리의 행위에 따라 하나님나라에 갈 것인가, 지옥에 갈 것인가가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냐에 대한 심판은 있습니다.
시편 1편은 복에 대한 말씀을 하고 있습니다. 성경을 읽어보면 악인과 의인이라는 단어가 서로 교체되면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악인은 어떤 사람이고, 의인은 어떤 사람이다. 악인의 길은 망하는 길이지만, 의인의 길은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길이다. 시편 1편은 단순한 복에 대한 말씀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길에 대한 말씀입니다. 내가 걸어온 삶에 대한 말씀입니다. 내가 걸아가야 할 삶의 길에 대한 말씀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삶의 길을 걸어왔습니까? 어떤 삶의 길을 걸어가고 싶습니까?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내가 어떤 삶의 길을 걸어왔는지에 관심이 없습니다.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느냐에 관심이 있습니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공부를 했느냐보다는 어느 학교에서 공부를 했느냐에 관심이 많습니다. 내가 하나님을 향한 마음을 가지기 위해 하나님의 지식을 배우고 있는가보다는 얼마나 높은 아이큐나 성적을 얻느냐에 관심이 있습니다. 어떤 삶을 살아가느냐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게 되면 하나님의 생각이 아닌 좋아하는 생각에 마음에 흔들립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이 아니라 멋있어 보이는 길에 우리의 발을 내딛게 됩니다. 나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지적하는 아픔보다는 나에게 좋은 이야기,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의 말을 듣게 됩니다. 그것에 대해 성경은 “악인의 꾀를 좇지 아니하며 죄인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시 1:1)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생각이 아니라 하나님의 생각을 선택하고, 내가 멋있어 보이는 길이 아닌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에 나의 발을 내딛으며, 나를 즐겁게 하는 말이 아니라 하나님이 제시하시는 올바른 길에 나의 걸음을 옮겨 놓으면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6절). 어떤 삶을 선택하느냐,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의 삶이 보람되고 기쁨으로 가득 찰 수 있습니다.

지난 8월 1일자 <타임> 지는 원폭 투하 60주년 특집에서 원폭 투하 미군 4명(시오도어 밴 커크- 84세, 히로시마 원폭 B29 ‘에놀라 게이’ 항법사, 모리스 젭슨- 83세, ‘에놀라 게이’ 무기 시험관, 프레드릭 애슈워스- 93세, 나가사키 원폭 B29 ‘복스카’ 발사 담당자, 찰스 앨버리- 84세, ‘에놀라 게이’ 부조종사, ‘복스카’에도 탑승)의 회고담을 실었습니다. 그들은 “우리는 8월 5일 밤 10~11시 소집돼 핵폭탄 투하 임무를 받았다. 잠을 이룰 수 없었다. 6일 새벽 2시 45분 출격했다”고 회고합니다. 특히 찰스 앨버리는 히로시마 원폭의 폭발 및 방사능을 기록하는 장비를 투하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는데, “폭탄과 측정 장비가 투하되고 비행기가 회전한 후 내 생애 가장 밝은 빛을 봤습니다. 버섯 모양의 구름 꼭대기에서 무섭고 아름다운 무지개 색을 보았습니다. 폭발 후 비행기를 2~3차례 내려치는 충격이 있었습니다. 나는 ‘주여, 밑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돌봐주소서’라고 기도했습니다”라고 회고합니다. 원자 폭탄으로 인해 전쟁은 종식되었지만, 그들은 원자 폭탄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대한 죄송한 마음을 회고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삶을 살고 싶습니까? 어떤 길을 걷고 싶습니까? 이 세상이 끝나고 하나님을 만나게 될 때 후회하는 삶을 살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려면 b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