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나는 집 근처에서 열린 브랜드 전시회에 다녀왔다. 런던의 한 갤러리는 ‘뉴 브랜드’라는 제목으로 두 달간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전시회에 가면, 다양하고 많은 브랜드를 마주하게 된다. 안에 들어서자 활짝 핀 꽃 대신 각기 다른 상표의 사진을 한 아름 안고 있는 수많은 줄기를 본다. 전체적인 인상이 놀랍다. 이미지의 바다다. 모든 것들이 즉시 알아볼 만한 자본주의의 산물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빅 플레이어가 눈에 들어온다. 나이키, 월마트, 코카콜라, 맥도날드, 갭(Gap), 스타벅스,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유명 인사들이 있는데 지금은 그들 자신이 일종의 브랜드다. 제임스 본드(James Bond), 마이클 조던(Michael Jordan),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 그것들을 둘러보던 나는 순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 이미지들 사이에 낡은 십자가상의 예수 그리스도가 나를 사로잡았던 것이다. 그분이 거기에 있었다. 이 모든 상품들 사이에서 의심할 수 없이 명백하게 있었다.

이것이 좋은 것일까? 아니면 나쁜 것일까? 예수님이 화평의 브랜드로서 자리매김한 것이 큰 성공일까? 또한 예수님의 성육신이란 가장 심오한 이 표현이 소비 사회로 파고든 걸까? 어떻게 예수님이 대중문화와 연관되었을까? 더 넓게 생각하면,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어떻게 대중문화와 관계에 순응해야 할까?

서구 사회는 생산으로 정의되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소비로 정의된다. 이전에 우리는 행위자요 생산자였지만 지금은 소비하는 존재다. “나는 쇼핑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제임스 트위첼(James Twitchell)은 정곡을 찔렀다. “영리주의는 우리 모두가 들어가 호흡하는 대기와 같고, 우리의 햇볕과 그늘 같으며, 우리가 수영하는 풀장과 같다.” 서구 사회는 상품으로 둘러싸여 조직된다. 특히 우리는 입는 옷, 듣는 음악, 운전하는 차와 같이 우리가 소비하는 것에 의해 우리의 독자성을 건설한다. 우리는 의미를 섭취하려고 상품을 소비한다. 만일 우리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항상 다른 브랜드를 구입할 수 있다. 우리는 취향대로 타인과 관계를 맺고, 또한 비슷한 취향끼리 함께 어울리고, 또 우리가 좋아하지 않는 성향의 사람들은 싫어해서 구분 짓기도 한다. 브랜드는 이 모든 과정의 중심이다. 우리는 자주 특별한 브랜드를 선택한다. 왜냐하면 쿨하고, 세련되고, 반항적이고, 스포티하고 섹시한 그들과 동일시되는 소속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청소년 사역자인 나는 청소년들의 삶 속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제자 훈련 기간에 상당히 큰 도전을 준다. 경험적으로 볼 때, 할리우드와 MTV는 청소년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에 대해 많은 성인(adult) 그리스도인은 ‘그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암묵적으로 대중문화를 매우 부정적인 관점으로 보려 한다(그러므로 청소년들의 세계를 보는 것도 부정적이다). 그리고 그러한 저급한 대중문화로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해달라고 청소년 사역자들에게 압력을 가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로, 우리 성인 그리스도인들 또한 같은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망각하고 있다. 우리는 동일한 게임을 하고 있다. 유일한 차이라면, 우리는 소비자로서 다른 선택을 할 뿐이다. 다른 음악, 다른 TV 프로그램, 다른 옷들, 다른 자동차와 같이. 그러나 이것들을 사용해 우리는 여전히 독자성을 건설하고 있으며, 비슷한 취향의 사람들과 어울리는 맛을 안다.
때때로 기독교 제품을 구입할 때도, 그것은 단지 상품일 뿐이다. 일반적으로 대량 생산품들은 브랜드를 붙이고, 다른 제품들처럼 시장에 내다 판다. 기회는 우리 교회 안의 다른 이들이 유사한 소비 패턴을 가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품들 중 그 어떤 것도 본래부터 나쁜 것은 없다. 나는 단지 상품에 대한 정직성이 결여되어 있음에 놀란다.

둘째로, 이러한 관점은 청소년들이 대중문화를 그들의 삶에 실제 의미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설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청소년들이 대중문화에 쉽게 넘어가고, 쉽게 조종당한다고 가정한다. 최근에 실시한 문화 연구는 이와는 반대임을 증명해 준다. 관객들은 자주 제작자들의 의도와는 매우 다른 방법으로 소비하고 있음을 제기한 것이다. 나는 특별히 청소년들이 창조적 소비자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문화 제작자들이 의도한 것들을 파괴하고 그것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세번째 문제는 다음과 같다. 대중문화에 대한 이러한 부정적인 태도는 시작하기도 전에 청소년들 (또 정말로 많은 성인들) 사이의 선교를 약화시킨다. 오늘날의 선교 연구에서 강조하는 것은 상황화, 성육신화를 통한 선교와 토착화 교회다. 그리스도의 본을 따르는 선교사들은 사람들의 문화 속에 살도록 부름 받았다. 그들의 언어, 표시, 상징들 그리고 바로 그 문화의 토양 속에서 복음을 전하고 그들과 접촉하려고 힘써야 한다. 이 새로운 강조는 부분적으로 과거 문화적 이슈들을 무시했던 많은 선교사들의 실수에 대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복음에 노출된 이방인들이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서 ‘서양화’되어야 했었다. 그런데 대중문화에 대한 현대 교회의 경멸은 해외 선교로부터 가치 있는 교훈을 배우는 동안에도 바로 눈앞의 그들에게는 적용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물론 우리는 소비 중심 주의를 무비판적으로 채택해서는 안 된다. 분명 유물론적 문화는 매우 실제적인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다. 미친 듯이 돌아다니지 않아도 모두의 욕망을 쉽게 만족시킬 만큼 충분한 상품은 없다. 모든 사람이 상점에 있는 것들을 구매할 여유도 없다. 그래서 가난과 범죄가 증가하는 것이다. 소비는 보통 ‘나’에게 초점을 모으고, 이기적인 길을 지속적으로 걷게 한다. 그리고 결국에 상품들은 그들의 약속을 다 이행하지 않는다. 당신은 브랜드를 교환하지만 자신이 누구인지 여전히 모른다. 당신은 물건으로 삶을 가득 채우지만 여전히 공허감을 느낄 뿐이다. 많은 유물론적 가치는 예수님의 팔복에서 표현된 것들을 거스른다. 예수님은 역설적 왕국을 선포하셨다.

오직 지금은 대중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청소년들을 판단하며 우리(성인들)는 밖에서 살고 있다는 거짓의 탈을 벗어던질 시간이다. 대중문화는 ‘우리 모두가 헤엄치는 풀장’이다. 그리고 지금은 그것을 인정해야 할 때다. 더 이상 대중문화를 매도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정확하게 소비주의를 꾸짖어야 한다. 단지 그 안에 있는 청소년들을 질책하지 말라. 나는 여기에 한 가지 의제를 자유롭게 인정한다. 나는 대중문화를 좋아한다. 물론 분별없이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대중문화를 편하게 느끼고 진정으로 즐긴다. 게다가 나는 하나님이 대중문화 속에 계심을 자주 발견한다. 최근에 하나님은 나에게 ‘도그마’, ‘아메리칸 뷰티’, ‘매트릭스’와 같은 영화를 통해서 말씀하셨다. 나는 살만 루시디(Salman Rushdie)의 책에서 하나님의 속삭임을 듣는다. 나는 라디오헤드 콘서트(Raidohead concert)에서 청중들과 함께 부르던 노래, ‘하나님은 그의 자녀들을 사랑하신다’를 부르며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나는 인터넷상에서 가상의 촛불을 밝히며 기도하기도 한다. 그리고 나는 U2의 ‘Grace’를 몇 번이고 듣는다. 내가 오랫동안 들었던 그 곡은 아름답고 기품 있는 가사를 담고 있다. 누구나 그렇듯이, 이것들에 관한 나의 해석은 때때로 그들이 의도했던 바와 다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의 전망은, 이 시대의 사람들이 깊은 영적 굶주림에 가득 차 있을 때, 예수님은 대중문화 속에 건강하게 살아 계신다는 것이다.

그러면 브랜드들 사이에 놓인 예수님은 어떤가?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이 그곳에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고 믿거나, 또는 만일 그분이 계시다면, 안전한(크리스천) 브랜드에서 그들을 분리시키고 더럽히는 사람들을 멈춰 세우기 위해 입구에 서 있거나 손을 들어 브랜드에 비판을 가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나는 브랜드들 사이에 예수님이 계셔서 기쁘다. 청소년 사역과 선교에 대한 나의 신학적 영감은 성육신이다. 그리스도는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요 1:14). 메시지 성경(The Message)은 ‘우리’를 ‘이웃(moved into the neighborhood)’으로 번역한다. 예수님의 경우, ‘이웃’은 1세기 팔레스타인 농경 사회, 시골이었다. 그분은 자신을 그 문화에 담으셨다. 그분은 하나님나라와 복음을 전하기 위해 당시의 언어 표시 상징들을 사용하셨다. 그분은 당시 우상을 훼손시키셨다. 예수님은 21세기에 시작된 소비 문화에서 우리도 그분과 같이 하도록 부르신다. 이 낡은 십자가상보다 복음의 진리를 더 잘 운반하는 그림이 있을까? 브랜드 분야의 중앙에 놓인 십자가상의 그리스도는 그들을 정죄하지 않으신다. 오히려 자신과 함께 위험을 감수하자고 우리에게 손짓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