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라는 말이 있다. 머리는 용인데, 꼬리는 뱀과 같은 것을 말한다. 일을 시작할 때는 거창하지만, 끝은 흐지부지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7월 말이면 전국 교회의 주일학교는 연중 최고의 행사를 한다. 바로 여름 성경학교이다. 교육부서 한해 예산의 많은 부분을 이때에 사용하고, 어른들부터 아이들에 이르기까지 온 교회 모든 세대가 즐거운 축제의 시간을 갖게 된다.

내가 몇 년 전 여름 성경학교를 열심히 준비할 때의 일이다. 파이디온 활동 자료집이 새로 나와서 그 포맷에 맞추어 성경학교를 준비했었다. 수개월 동안 많은 교사들의 헌신과 노력, 기도로 즐겁게 성경학교를 마칠 수 있었다. 또 많은 아이들이 전도되어 함께 참여해서 그야말로 주일학교의 분위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정말 성공적인 성경학교를 치루었다는 평가가 내 마음과 교사들의 마음에 생겨났다.

하지만 성경학교가 끝난 직후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성경학교만큼 재미가 없는 교회학교에 아이들이 더이상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그리고 교사들도 성경학교 때 모든 에너지를 소모했는지 지쳐버렸다. 급격히 침체되는 주일학교 분위기 속에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11월에 예정되어 있었던 추수감사절 때까지 특별한 행사가 없었기 때문에 교회는 침체기를 걷는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여름 성경학교 때 처음 교회에 나온 아이들은 교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대부분 빠져나갔고, 교회 분위기는 성경학교 이전으로 돌아가버렸다.
그야말로 여름 성경학교는 단발의 연중 행사에 불과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 모습을 바라보면서 아무리 성공적인 여름 성경학교였다고 할지라도 사후 프로그램이 없다면 그것은 ‘용두사미’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의 질문은 ‘성경학교가 끝난 후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성경학교가 끝난 후 교회 안에 존재하는 두 그룹을 대상으로 하는 각각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얻을 수 있다.

첫 번째 그룹은 기존 아이들 그룹이다. 성경학교를 통해서 교회가 기대하는 것은 기존 아이들의 신앙이 말씀을 통해서 굳건하게 세워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성경학교 때만 집중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그 후에 아이들에게 무관심하다면, 아이들의 신앙을 바로 세우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학교가 끝난 후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신앙을 세우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기존 아이들을 대상으로 아이들의 신앙 성장을 돕는 제자 훈련을 제시하고자 한다.

파이디온의 제자 훈련 커리큘럼은 전도, 양육, 봉사라는 세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과정인 전도 훈련은 복음의 핵심과 본질에 대한 이해를 통해 어린이들이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성경의 해답을 찾게 한다. 자신이 소유하게 된 거룩한 신분에 대해 이해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이들에게 언제 어디서나 복음을 증거할 수 있는 능동적인 제자로서 나무꼴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구성되었다. 전도 훈련을 통해 아이들은 성경학교 때 단편적으로 배운 복음을 체계적으로 익히고, 다른 친구들에게 전도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게 된다.

두 번째 과정인 양육 훈련은 삶으로 드리는 예배를 이해함으로써 ‘나는 어떻게 자라야 하는가?’에 대한 성경의 해답을 찾게 한다. 예배의 기본 요소인 말씀, 기도, 찬양, 헌금, 교제의 다섯 가지 요소를 주축으로 한 기초 양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예수님의 제자로서 모범이 되는 삶의 표준을 제시하고 예수님을 닮는 삶에 대한 목표를 갖게 한다. 양육 훈련을 통해 아이들은 성경학교에서 하나님을 섬기는 구체적인 예배의 모습을 배울 수 있다.

세 번째 과정인 봉사 훈련은 자신의 삶의 모습을 살피고, 하나님이 주신 비전을 나누며,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성경의 해답을 찾게 한다. 청지기적 삶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달란트와 기질을 파악하여,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이웃을 섬기는 일에 자신의 삶을 구체적으로 드리게 하는 것이다.

파이디온 제자 훈련은 8주 동안 이어지기 때문에 이 시기에 사용하면 가장 적절하다. 7월 말에 성경학교가 끝나고나서 8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제자 훈련을 실시하고, 11월에 추수감사절 행사를 준비한다면 성경학교 이후에 아이들의 정체기가 오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해마다 성경학교가 끝난 후 한 개의 커리큘럼을 가지고 제자 훈련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성경학교 때 기존 아이들이 세웠던 결심과 삶의 적용들을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성경학교가 끝난 후에 교회 안에 존재하는 두 번째 그룹은 교회에 처음 나온 아이들 그룹이다. 이 아이들은 성경학교 때 많은 즐거움을 얻었다. 성경학교 때 교회가 준비했던 많은 프로그램들을 통해 교회로 초청되었던 그룹이다. 이 아이들은 교회에 올 때 많은 즐거움을 기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학교 이후 가라앉은 교회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얼마 되지 않아 교회를 떠나는 경우가 많다.

성경학교가 잘 끝났지만 열매를 거두지 못하는 것은 이 새신자 그룹을 잘 정착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아이들을 어떻게 정착시킬 수 있는가? 사역자와 교사의 지속적인 관심과 그 아이에게 진정으로 전해야 할 복음을 바로 새겨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파이디온에서 나온 「신나는 신입반」은 교회에 처음 나온 아이들을 교회에 정착시키는 것을 돕는다.

이 교재는 활동과 대화를 통해 어린이, 교회, 하나님 사이의 역동적인 관계 회복에 초점을 두고 있다. 3주의 과정을 통해 교회에 처음 나온 아이들이 선생님과 관계를 맺고, 예수님과 교회 생활에 대해서 알게 된다.

●1과 : 우리는 한 가족(교회와 어린이와의 관계 형성)
처음 교회를 찾은 어린이가 교회와 첫 만남을 가지는 과정이다. 신입반 담당 교사와 함께 어색함을 극복할 수 있는 아이스 브레이킹 활동을 함으로써 가족과 같은 친밀함을 갖게 한다.

●2과 : 기쁜 소식이 있어요(하나님과 어린이와의 관계 회복)
죄 때문에 깨어진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소개하는 과정이다. 십자가 사역의 의미를 복음 설명 카드를 통해 알게 한다. 믿지 않는 친구들에게는 예수님을 자신의 구주로 영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이미 예수님을 믿는 친구들에게는 복음의 개요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3과 : 믿음으로 자라가요(교회를 통한 하나님과의 관계 진전)
등반을 앞둔 어린이에게 교회와 예배의 중요성에 대해 알리는 과정이다. 교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예배를 통해 어떻게 하나님과의 관계가 더 깊어질 수 있는가를 깨닫게 한다. 예배의 다섯 가지 요소와 의미를 예배손 카드를 통해 배운다.

신입반을 통해 교회에 처음 나온 아이들은 교회생활에 흥미를 느끼게 되고, 선생님과의 관계를 통해 복음을 받아들이는 기회를 갖게 된다. 흥미로 시작한 교회 생활이 믿음이 동기가 된 교회 생활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 접근은 두 그룹을 포괄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위의 두 가지 프로그램은 아이들에게 너무 정적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 안에서 전체 아이들을 포괄할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해야 한다.
예를 들면, 성경학교 이후에 한 달째 되는 날에 교회가 쉬는 토요일을 이용해서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문화 체험의 기회로서 영화나 연극 관람, 박물관 견학과 같은 프로그램을 준비할 수 있다. 그리고 또다시 한 달이 지났을 때 교회에서 하룻밤을 보내면서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도록 하는 1박 2일 캠프를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러한 전체 프로그램을 통해서 두 그룹을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다. 또한 아이들이 교회와 선생님들과 친구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음으로 교회 분위기를 활기차게 만들 수 있다.

지금까지 여름 성경학교가 끝난 후에 어떻게 부서의 분위기를 활력 있게 유지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았다. 두 그룹을 나누어 기존 아이들과 새신자 아이들에게 각각 다른 교육을 시킴으로 관계를 세우는 대안을 제시했고, 두 그룹의 아이들이 서로 섞이면서 좋은 관계를 세울 수 있는 전체 프로그램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가르치는 사역자와 선생님들의 관심과 헌신이다. 위의 프로그램들을 활용하기 위해 반드시 선생님들의 헌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름 성경학교가 끝났다고 해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기신 사명이 끝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성경학교 이후부터 본격적인 열매를 맺을 수 있으며 상승곡선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