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주님의 도우심이었습니다.
옆 나라 파라꾸에서 SIM 선교사 기도 모임에 참석 중 차의 엔진에 문제가 있어서 수리를 받고 지난주 화요일에 토고로 돌아왔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소코데에 돌아오기 위해서는 산을 넘어야 하는데, 산을 넘기 전, 어느 선교 센터에 가져다줄 물건이 있어서 들렀다가, 갑자기 가속페달이 말을 안 들어 다시 수리를 받았습니다. 수리가 끝나고 보니, 시간이 늦어 산을 넘어 운전하기에는 좀 위험하다고 사람들이 만류하였습니다. 센터에서 하룻밤을 더 자고, 다음 날 한 형제가 동행한 가운데 차를 타고 산을 올랐습니다.
산꼭대기에 위치한 마을을 지나자마자 내려가는 급경사길이 나타나는데, 예전같지 않게 뒤늦게 기어를 바꾸어 속도를 낮추려고 브레이크를 밟자 길이 얼음길처럼 미끄러워 멈춰지지 않고 차가 마구 돌기 시작했습니다. 핸들을 어느 방향으로 틀어야 하는지 모르는 가운데, 앞에서는 대형트럭이 서서히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옆에는 깎인 산, 다른 쪽은 언덕길이었습니다. 트럭을 피한다고 핸들을 꺾었는데 다행히 옆에 방지턱이 있었습니다. 차의 앞바퀴들이 방지턱을 넘어섰지만, 다행히 뒷바퀴가 방지턱을 붙잡았고, 옆으로 비스듬히 차의 허리가 방지턱에 걸쳐지는 바람에 차의 앞부분이 깎인 산 바로 앞에서 멈추어 섰습니다. 차도, 차에 타고 있던 우리도 모두 안전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 차를 들어올려 길에다 놔주었고, 그들 중, 한 수리공이 차를 운전해보더니 모든 것이 이상 없음을 확인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길에 트럭들이 흘린 기름으로 윤이 나듯 반질거려 다시 운전하기 힘들어하는 저를 도와 수리공이 차를 안전한 곳까지 운전해주었습니다. 사고가 난 지점부터 산 아래까지는 돌고 도는 우리나라의 강원도의 고갯길과 비슷합니다. 대형트럭들도 오고 가기에 늘 사고 위험이 크고, 고장난 대형트럭들이 길을 막고, 한두 대 서 있는 경우가 보통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날은 길에 서 있는 차들이 없었습니다. 사고가 크게 나는 지역이라 한순간의 실수로 목숨이 날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의 생명을 안전하게 지켜주신 하나님을 찬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차 때문에 하룻밤을 다른 곳에서 자게 되는 불편을 겪으며 편치 않은 얼굴로 있던 내게, 한 형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필이면 이 시간에 이곳에서 차에 문제가 생긴 것은 하나님의 무슨 계획이 있는 건지도 몰라.” 그러면서 그는 편하게 생각하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다시 되새기며, ‘전날에 날도 어둑할 때 혼자 그 미끄러운 길을 지났더라면 어찌 했을 뻔 했는가’를 생각하니 주님의 인도하심에 더욱 감사했습니다. 멀쩡한 차에 문제가 생겨 가지 못하고 멈추게 된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늘 기도로 동역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했습니다.
그래, 우리의 그 무엇인들 우리를 안전하게 보장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새것, 성능 좋은 것들이라고 해서 늘 편안함과 안전을 보장할 수 없으며 시설 좋고 발전된 장소에 거한다 해서 건강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닌 것.
하나님이 섭리하시는 그곳, 그때만이 우리의 가장 안전한 처소요 평안의 시간인 것을 늘 느끼게 되지….
너를 늘 앞서 보시고 인도해주시는 하나님께 나도 기쁨으로 감사를 드린다! 그러한 어려움들을 통해 증거할 확신을 주시고, 믿음의 깊이를 더하게 하시니 그것 또한 축복임을 믿으며 더욱 감사한다.
선한 목자 되시는 주님께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로 선교사님 가는 골짝마다 안위하시고 지키시기를 기도드린다.
그런데 그거 알지? 사명이 다하기 전에는 절대 우리를 데려가시지 않는다는 거. 그래서 때마다 간섭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릴 수가 있지!
정말 하나님은 소명이 있는 자들을 지키시는 분임을 보게 돼. 심각한 정황에서도 모두를 지켜주신 주님을 찬양하며, 모든 상황 속에서 우리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한다.

어떤 분이 위의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이 글과 같이, 함께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고, 늘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힘이 납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어디선가 보이지 않는 구름들로 인해 무척이나 더웠는데, 드디어 이틀간 비가 내렸습니다. 건기철 중간을 넘어섰지만, 이번 비로 인해 더 무더운 더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중간에 시원한 빗줄기를 경험하니 남은 기간도 우기철에 쏟아질 그 빗줄기를 기다리며 인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동안 사고 때문에 잠시 주춤거리기도 했지만 이제 내 몸도 내 차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나에게는 주님의 귀한 사역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도 훈련자들의 모임, 전도 훈련을 받은 이들의 모임, 마을을 다니며 축구공을 나누는 일, 부활절 어린이 잔치, 세례식, 영화 상영 등의 일들이 계속 진행될 것입니다.
아이들이 150여 명이 넘게 모이니, 비좁은 장소로 인해 이번에는 두 번에 걸쳐 어린이 잔치를 가질 계획입니다. 모든 것을 통해 주님이 영광 받으시고, 주의 나라가 확장되는 시간들이 되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