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의 화요일 밤에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내가 알고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같은 일을 했다. 그들은 가족들과 친구들이 동의하면, 누가 됐든지 그날 밤을 함께 보낼 다른 사람들을 찾아나섰다. 지난 9월 11일은 단순한 비극이 아니다. 그날은 침략에 대한 우리의 상대적 안정감을 빼앗았고, 우리를 두려움에 몰아넣었다. 분노, 슬픔, 걱정, 좌절, 불법, 테러, 손실 등의 모든 감정이 우리의 마음속에서 뒤엉켰다. 또한 우리는 고독의 잔혹함에 두려웠다.

나는 남편이나 이웃들보다는 친구들과 보내고 싶었다. 중력에 이끌리듯 나는 교회의 소그룹으로 향했다. 비상 연락망을 통해 친구들에게 전화했고, 14명의 친구들이 한 친구의 집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모였다. 우리는 거실에 있는 TV 주위에 둘러앉아서 비극을 깊이 되뇌였다. 우리는 각자에게 주셨던 은혜와 위로 그리고 우리의 확고하신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기억하면서 기도하고 경배했다. 시편의 한 구절이 생각났다.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요 힘이시니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시라”(46:1).

친구들과 하나님이 계시기에 우리는 고통과 두려움 그리고 가장 깊은 감정들도 나눌 수 있었다. 그 시간은 안전하고 거룩했다. 그리고 우리의 연약함이 더해지자 성령님의 위로가 서로를 더 가깝게 만드셨다. 그리고 치유의 과정이 시작되었다.
사람들에게는 공동체가 필요하다. 공동체에서 우리가 필요를 채우고 바로 서려면 예수님께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한다. 공동체에서 우리는 삶의 중요한 사건들을 공유한다. 결혼식 때 함께 춤추고, 장례 의식 때 함께 슬퍼하고, 크리스마스에는 선물을 교환하고, 주일에는 함께 예배한다. 그리고 바쁜 일상 중에도 함께 식사하고, 심지어 공동체에서 함께 봉사한다.
그런데 왜 공동체에서 치유 활동은 하지 않을까? 우리는 혼자서 상담학자와 심리학자들을 만난다. 우리는 한두 사람이 모인 작고 조용한 기도 모임에서 치유의 기도를 경험하기도 한다. 우리는 수년 동안 감춰왔던 죄와 절망들을 하나님께 치유해달라고 괴로워하며 혼자서 부르짖는다. 그러나 우리의 깨어짐은 공동체와 관계 안에서 일어난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치유가 필요하다.

보고 배움
‘상처 입은 사람을 고립시키고, 그룹의 다른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라는 것’도 기술이다. 그러나 거기에 문제가 있다. 그렇게 할 경우, 그룹이 필요로 하는 것을 잃어버리게 된다. 즉 공동체가 치유에 관해 배우고, 함께 심각한 이슈들과 공개적으로 싸워볼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 학생들은 고통, 실패, 공포, 충격 등을 견디어내는 과정을 봐야지만, 긍정적으로 그것들을 다루는 법을 체득할 수 있게 된다.
만일 고통을 겪고 있는 친구가 가족들의 학대에서 회복하는 것을 본다면, 코트니(Courtney)는 그녀 자신이 비슷한 경우에 직면할 때 좀 더 나은 방법을 찾을 것이다. 조나단(Jonathan)이 소그룹 안의 학생들 중에서 포르노그래피에 중독된 학생을 이겨내도록 도와준다면, 그는 급우의 싹트기 시작하는 중독을 막는 소중한 경험을 할 것이다. 만일 줄리(Julie)가 테러리스트의 폭발 후에 가졌던 우리의 기도 모임과 저녁식사를 기억한다면, 학교에서 비극이 발생할 때 그녀는 학생들이 함께하도록 본능적으로 도울 것이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
우리가 공동체의 유익이란 차원으로 치유에 접근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처럼 두렵다. 누군가 나쁜 일을 모방 할까봐 두렵고, 자신이 이슈화되어 표면으로 드러나는 것도 두렵고, 실수하는 것도 두렵고, 부모들의 반대도 두렵고, 민사 소송도 두렵고, 감정이 상하는 것도 두렵다. 바로 그렇다. 치유란 혼돈의 영역이다.
그러나 혼돈은 굳건히 견뎌냄으로 바로잡을 수 있다. 굳건한 용기로 일어서야 한다. 만일 허둥대고 달아난다면, 그 최악의 순간에 우리는 무력하게 된다. 그 순간은 우리가 최상의 것을 시도할 잠재성의 시간이다.
학생들이 두려움을 극복하려면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다. ‘깨어진’ 사람들은 그들의 문제를 우리에게 말할 때 두려움이 없다. 이슈들과 복잡성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심지어 가시 돋친 이슈들과 대면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또 우리의 삶에서 경험하지 못한 기억들, 즉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떠오르는 인생의 경험을 두려움 없이 대면한다. 그들은 우리가 투명하고 확신에 차 있기를 원한다. 이 확신이란 그들이 우리를 통해 그들에게 주실 하나님의 치유하심에 관한 확신이다. 자신의 문제를 내어 놓는 것은 아프지만 그 이슈들을 다루는 일은 가치 있다. 지금의 상태가 얼마나 나쁜가는 상관없다. 결국엔 괜찮아지거나 하나님이 여전히 그곳에 계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지금도 그들이 갖고 있는 문제 가운데서 강력하게 구속하실 것이다.안전한 장소
치유를 위한 안전한 장소들을 의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거기에는 올바른 환경을 창조하려는 노력이 포함된다. 그런 안정된 환경을 위해서는 적어도 3가지 요소를 포함해야 한다. 비밀을 지키고, 온정의 마음으로 들어주며, 빨리 조언해주고 적절한 해답을 제시하고픈 충동을 억제해야 하는 것이다. 그들을 돕는 과정에서 재빨리 판단하기는 쉽다. 그러나 문제와 고투하는 그들을 얕보거나 판단한다면 아무도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한다. 그들은 자신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상대가 진지하게 경청해주기를 원한다. 그들은 존중받고 품위 있게 대접받기를 원한다. 특히 그들에게는 서로 간에 진실하게 대하는 장소가 필요하다. 그들은 하나님 앞에서만 진정한 존재가 될 수 있다.
서로가 고통스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요소는 다음과 같다. 리더가 먼저 시도할 때 그룹의 멤버들은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부적절한 나눔이 아니라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잘 들어두라. 치유를 위해 고통을 겪는 우리의 여행은 열린 마음으로 나누어야 한다. 심지어 우리가 여전히 고통 가운데 있을지라도 말이다. 도대체 무엇이 부절적한 나눔일까? 나는 어떻게 투명하고 확신 있고 두려움이 없을 수 있는가? 또 동시에 내가 가진 것으로 일할 수 있을까?

공동체 안에서 예수님의 치유
예수님은 상처 입은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으셨고, 또한 공적 토론의 장에서 치유하지 않으셨다. 그분은 공동체에서 모든 것을 행하셨다. 그분은 제자들과 함께 지내셨고, 그들과 함께 잡수시며, 그들과 함께 치유하시고, 그들과 함께 가르치셨으며, 그들과 함께 고기 잡으러가시고, 심지어는 그들과 함께 겟세마네의 번민을 겪으셨다(적어도 그렇게 노력하셨다). 그분이 공동체에서 살며시 빠져나오시는 이유는 오직 아버지와 더불어 홀로 시간을 갖기 위해서였다.
그분은 군중 앞에서 귀신을 내쫓으셨다. 그분은 바리새인의 면전에서 창녀를 위로하시고 용서하셨다. 어부였던 베드로가 예수님을 부정하고 공동체에서 수치심을 느낄 때, 예수님은 베드로를 파면하거나 격리시키지 않으셨다. 사실 베드로 자신이 잠적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그를 그룹의 리더로 다시 부르신 분은 바로 주님이시다(요 21:15-18).

행동하는 공동체
우리의 죄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사랑하는 가족이 있음을 깨달을 때, 얼마나 더 효과적인 치유가 일어날까? 깊은 절망에 빠지고 더 이상 경영할 능력이 없을 때 우리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는 공동체는 음식을 만들어준다. 우리가 넘어졌을 때 소그룹에서 예수님의 용서와 씻기심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그들이 필요를 말할 때 우리가 그들을 사랑하고 섬김으로서 예수님의 사랑이 드러난다.
판도라의 상자가 주는 위험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동안 우리는 고립되었고, 전문적인 치유의 과정에 접근한 결과 “죄는 야영지를 엄습하지 못했다.” 우리는 안전하게 머물러왔다. 그러나 우리는 영적 투쟁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잃어왔다. 사랑하는 공동체의 진정한 세계, 우리의 타락함과 고통들 그리고 우리의 깊은 두려움들을 나누는 것, 상처 입은 치유자들이 어떠한가를 이해해주고, 용기를 북돋아주며, 받아들이고, 사랑으로만 감싸주는 것 등을 잃어버린 것이다. 우리의 예배와 기도, 서로 접촉하며 음식을 나누고, 함께 울고 함께 기뻐하며, 우리의 삶을 나눌 때 십자가의 능력은 발견된다. 진정으로 함께할 때, 우리가 갖고 있는 그림보다 더 큰 예수님의 치유를 경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