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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디온 30년, 그 변치 말아야 할 자세
하나님의 말씀으로 이땅의 어린이를 하나님의 세대로 세워보자고 세 명의 대학생들이 기도하며
시작한 동아리가 벌써 30세의 청년 사역 단체가 되었다. 지난 30년, 무엇 때문도,
누구 때문도 아닌 오직 은혜, 예수님의 은혜 때문에 우리는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이제
30주년을 맞으며 이땅과 세계의 다음세대 사역 기관으로 그 위상이 견고히 세워지는 파이디온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창립자 중의 하나로, 파이디온을 이끌고
있는 현재의 지도자로 30주년을 바라보는 내 마음은 자부심이나 보람보다는 긴장감과 부담감으로
더 무거움을 느낀다. 하워드 헨드릭스 교수는 모든 기관이 가는 길은 Man - 비전을
가진 사람으로 시작하여, Movement - 그 비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가세하는 운동으로
발전하고, Machine - 비전에 대한 헌신이나 애정 없이도 기계처럼 돌아가다가, Monument
- 결국에는 과거의 영광이나 노래하는 기념비로 끝난다고 했다. 파이디온 30년, 우리는
Movement 중간쯤에 와 있는 듯 싶다. 여기에서 Machine쪽으로 가지 않도록
긴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떻게 Movement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매일 성경으로
큐티를 통해 만난 세례 요한이 대단히 훌륭한 기관 매너리즘에 대한 해독제를 제시해주고
있음을 발견했다.
세례 요한의 인기가 쓰나미처럼 전국을 강타하자 유대 종교 지도자들은 조사단을 급파하여
요한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그럴 때, 그들이 거명한 사람들이
누군가? ‘엘리야’와 ‘그 선지자’였다. 이들이 거론한 이름들만 보아도 당시 세례 요한의
공적인 인정과 인기와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런 지경이 되면 사람들은
스스로 착각할 수 있다. “내가 굉장한 사람이구나.” 그러나 그는 그 공적인 인정 앞에서
예수님의 선구자인 자신의 역할, 자신의 의미, 자신의 위치를 잊어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얼마 안되어 상황은 정반대로 뒤집어졌다. 예수님께서 요단 강 동편에서 사람들에게 세례를
주시자, 그동안 세례 요한에게 집중되었던 사람들의 관심과 인기는 예수님께로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써치라이트가 자신들에게서 예수님께로 옮겨간 것을 보며 세례 요한의 제자들은 씁쓸한 심정으로
말했다. “모든 사람들이 다 그분에게로 가고 있습니다.” 그 말 속에 숨은 제자들의 정서를
읽을 수 있다. “그럼 우린 뭔가?” 그러나 세례 요한은 말했다. “그는 흥하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 예수님이 오심을 선포하는 ‘소리(a voice)’로서 자신의 의미,
비전, 역할, 가치를 잊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사람들의 인정과 박수 소리가 몰려올 때도,
사람들의 인정과 지원이 빠져나갈 때도 흔들림 없이 서 있는 길표지처럼 서 있을 수 있었다.
우리는 온 세계의 다음세대들에게 그리스도를 소개하는 길표지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지난
30년 동안 그 목표와 비전을 잃지 않고 달려왔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은혜 때문에
우리는 많은 성장을 했다. 그러나 사람들의 인정과 영향력의 확장, 사역 조직의 확대,
유형 무형의 자산의 증가 앞에서 속지 않아야 한다. 그리스도를 길표지로 삼아 우리 조직을
세우고, 우리를 드러내며, 우리에게 감동하고, 우리 몫을 챙기며, 우리 자신의 꿈을 실현하려는
유혹에 넘어가지 않아야 한다. 지난 30년 동안 그래 왔듯이, 앞으로 30년을 또 그렇게
충성스럽게 온 세계의 다음세대들이 그리스도를 만나도록 돕는 그리스도의 길표지판으로 제자리를
지켜가야 한다. 우리의 의식 속에서 그리스도만 높이고, 그리스도만 의지하며, 그리스도만
자랑하고, 그리스도만 전파하는 우리의 표어가 우리 심령 깊은 곳의 가치가 되길 기도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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