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은 하나님으로부터, 운영은 민주적으로, 소유는 최소한, 나눔은 최대한!’ 2002년 한일월드컵의 열기가 가시기 전, 부천에 위치한 복사골 문화 센터의 한 세미나실에서 시작된 건물 없는 교회, 예인교회. 그리고 ‘예수님처럼 꿈꾸는 아이들’ 예꿈 초등부는 변화 중이다.

“전도사님, 예배 준비해야 하는데요. 아직 성가대 연습이 안 끝났어요.” 예배 준비를 담당하는 2학년 남자 친구들이 교사 회의 중인 세미나실의 문을 열며 불만을 토론한다. 현재 예인교회는 ‘건물 없는 교회’로 주일 유휴 시설인 문화 센터 세미나실 4개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초등부 예배실이 예배 시간 전에는 장년부 성가대의 연습실로 사용되고, 연습이 끝나면 임무 교대를 하기 위해 분주해진다. 몇 주 전, 성가대가 연습 중임에도 예배 준비 팀 친구들이 조용히 뒷문으로 들어가 ‘여기는 우리 예배실입니다. 시간이 되었음으로 나가주세요’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담은 침묵 시위를 하기도 했다. 변화였다. ‘어린 친구들이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와는 달리 올 초 시작된 ‘1인 1섬김’을 통한 역할 분담이 조금씩 열매를 맺고 있는 것이기에 당혹스러운 성가대 어른들과 이를 지켜보는 선생님들 눈에는 그들이 마냥 예쁘게 보일 뿐이다. 관객 또는 일방적 수혜자가 아닌 직접 자신들의 손으로 ‘예배를 예배함이 아닌 하나님을 예배하는 예배자’로 서가고 있다.

▲ 주일학교 공과 모습

“1박 2일 나들목캠프 또 언제해요?” 공간의 제약이 있다보니 아이들과 함께 활동하는 것이 용이치 않다. 부모님과 동행이 아니면 주일 예배 장소인 문화 센터로 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작년 봄 선생님들과 고민하던 끝에 만든 프로그램이 ‘1박 2일 나들목 캠프’다. 교회 사무실 겸 주중 모임 장소로 임대해 쓰고 있는 ‘나들목’ 공간과 놀토를 활용해 주일의 부족함을 채워보자는 데 동의했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어린이주일과 어버이주일을 묶어 나들목 캠프를 진행했다. 토요일 1시에 나들목에 모여 워밍업 게임을 한 후 부모님께 드릴 카네이션과 원츄 쿠폰, 부모님께 드리는 상, 부모님께 받고 싶은 상을 함께 만든 후 기도의 시간을 갖으며 늦은 밤까지 나들목을 들락날락했다. 그리고 주일 예배 장소인 문화 센터로 이동해 장년부 주일 예배에 참석하는 어른들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렸다. 그들의 함박웃음 속에 작지만 희미하게 보이는 선생님들의 분주함이 있다.

▲ 나들목 여름성경학교 ▲ 나들목 캠프- 간식시간 ▲ 나들목 캠프- 부모님과

“선생님! 전도사님! ‘꽃남’ 하나만요. 그것만 보면 안 돼요?” 밥 먹는 것도 잊고 컴퓨터를 끼고 살며,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훤하게 꿰고 있는 친구들에게 금식을 통해 예수님의 고난을 이해시키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시도된 것이 ‘고난주간 미디어 금식’이다. 고난주간 동안 부모님과 함께 금식이 아닌 컴퓨터와 게임, TV 시청과 휴대전화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다. 고난주일 오후 친구들과 부모님들을 모시고 행사 설명을 진행하고 서약서를 작성했다. 숙제 목적을 제외한 단순 오락을 위한 모든 멀티미디어 시청을 하지 않을 것을 서약하고,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기도하며 텔레비전과 모니터에 미디어 금식 팻말과 스티커를 붙였다. 쉽지 않았을 것이지만 친구들의 얼굴은 부활주일 다시 멀티미디어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활(?)했다.

“3, 2, 1, 0 큐! 빰빠빠~ 빠라라 YBS 뉴스 데스크” 초등부 친구들에게 한가위 추수감사주일 미션이 주어졌다. 전교인 부서 대항 찬양 축제의 전체 기획과 진행이 초등부에게 맡겨졌다. ‘아이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총무 선생님은 아이들을 모았다. 그리고 브레인스토밍 미팅을 열었다. 1학년부터 6학년에 이르는 다양한 친구들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정리하고 모으다가 나온 아이템이 뉴스 데스크였다. 찬양 축제를 뉴스처럼 진행하기 위해 메인 아나운서 두 명을 중심으로 PD, 그리고 출전 대기 중인 각 참가 팀을 인터뷰하는 기자, 입장 때 판넬을 들고 함께 들어오는 도우미 이렇게 역할을 분배하고, 토요일을 활용해 대본 연습과 율동 연습을 시작했다. 그리고 당일, 예상보다 긴 시간 추수감사절 행사가 진행되었지만 모든 공동체 식구들이 함께 웃고, 기뻐하는 자리가 되었다.

▲ 전교인 찬양축제 진행 ▲ 전교인 찬양축제

건물 없는 교회, 부서의 전용 공간 없이 평일 세미나실로 쓰는 공간을 예배실로 쓰는 초등부지만, 틈을 활용한 부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교회 사무실 겸 주중 모임 장소로 임대해 쓰고 있는 ‘나들목’ 공간을 적극 활용하여 학기 중에 신앙 지도와 공동체 생활 훈련을 하는 ‘1박 2일 나들목 캠프’, 「한눈에 보는 성경」을 기반으로 성경을 연대기로 재구성하여 함께 공부하는 ‘지구방위대 성경탐험’, 1학년 또는 1-3학년 남자친구들만 모아 이뤄지는 ‘놀토 나들목 깜짝 하루 캠프’ 등이 열린다. 또한 생일 맞은 친구를 당일 10분 동안 짧게 방문하여 축복기도를 해주고 어린이 신앙도서와 정성스럽게 만든 영화 패러디 카드를 전달해주는 ‘게릴라 생일 방문’, 무조건 받는 것에 익숙한 아이들이 나누는 것에 관심을 갖도록 성탄절 ‘아나바다 선물 교환(자기가 가진 물건 중 사용이 가능하지만 자신에게 필요 없는 물건을 포장해서 서로 교환하는 것)’ 등의 활동은 담대하게 세상과 맞짱 뜨는 꿈을 가진 예꿈 초등부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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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일카드1 ▲ 생일카드2